[종편] [글로컬 주(酒) 스토리] 10편.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급술 육성의 필요성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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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24년 콜라블의 정한호 대표가 강원일보에 기고한 '글로컬(Global+Local) 주(酒) 스토리'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 글로컬 주(酒) 스토리

1편. 주류 문화 발전과 지역 경제의 상관관계 (24.4.19)

2편. 알기 쉽게 이해하는 위스키 분류법 (24.5.10)

3편. 혹시 지금 위스키 '원샷'하고 있나요? (24.5.31)

4편. 십자군 전쟁이 만들어낸 위스키, 코냑의 탄생기 (24.6.28)

5편. 스카치위스키, 맛을 넘어 거대한 경제효과까지 (24.7.19)

6편. 맥주는 어쩌다 독일을 대표하는 술이 됐을까? (24.9.6)

7편. IPA? 필스너?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맥주의 종류 (24.9.27)

8편. 미국 독립전쟁의 전리품, 버번 위스키 (24.11.01)

9편. 금주법 시대, 술과 인간의 욕망 사이 (24.11.22)

10편.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급술 육성의 필요성 (24.12.20)




10편.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급술 육성의 필요성

“망하고 철수하고... 그 많던 ‘수제맥주’는 다 어디로 갔나” 최근 모 일간지에 실린 뉴스 기사다. 필자도 과거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더 부스(The Booth)’에서 수제맥주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있다. 더 부스를 시작으로 전국에 수많은 양조장과 수제맥주 가게가 생겨났고 유통채널에도 신제품이 쏟아지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 160억 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업계 추정에 따르면 2021년 2,000억 원을 기록했으니 그야말로 놀라운 성장이었다. 그랬던 수제맥주가 이제는 대형마트, 편의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양조장과 협업을 통해 쏟아지던 신제품들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수제맥주 대표 업체인 제주맥주는 올해 초 매각됐으며 지금까지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곰표 맥주’를 생산하던 세븐브로이는 계약 종료 이후 법적 분쟁 중이며 ‘종합음료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함께 탄산음료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미디어에선 주류시장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디자인, 마케팅 중심의 전략으로 높아진 소비자들의 피로도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수제맥주 전성기엔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샘플러를 맛볼 수 있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초기엔 호기심에 구매해 보지만 국산, 수입 맥주 대비 특별히 뛰어난 품질이 아니거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엔 망설여지는 제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소규모 양조장은 어떤 주종이던 대형 주류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선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수인데 이미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과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마케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품질을 높이고 양조장 고유의 개성을 찾아가는데 중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곳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 한국의 고급술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곳들

 

한국의 고급 소주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술이 안동소주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안동소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2023년 품질 인증 기준이 마련됐다. 이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는데 하나는 이제서야 그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이며 둘째로는 이제라도 법규가 제정되어 다행이라는 안도감이었다. 이번에 제정된 안동소주 품질 인증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00% 안동에서 생산한 곡물 사용

• 안동에 있는 제조 시설에서 생산한 증류소주 (OEM, ODM 금지)

• 곡물 원료 품질 기준 마련 (고품질)

• 곡물, 발효제, 물 외의 첨가물 금지

• 알코올 함량 30% 이상

• 최소 6개월 숙성 (오크통 사용은 허용하지만 오크칩은 금지)


<세계화, 고급화에 힘쓰기 시작한 안동소주의 다양한 제품들>

  

위스키 애호가라면 눈치챘겠지만 현대적인 위스키 법규를 벤치마킹했다. 우리 술은 ‘가양주(家釀酒)’라 하여 전통적으로 집에서 빚어 만들며 발전해 왔다. 이를 현대적인 산업의 형태로 바꾸고자 노력하는 대표적인 사례 같아서 기대가 크다. 물론, 이처럼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카치위스키 협회의 사례를 참조하면 협회에서는 끊임없이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도 적극적으로 이를 요구하는 편이다. 스카치위스키 협회야 큰 영향력이 있으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다. 결국, 민간과 지자체가 합동하여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할 텐데 경상북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엔 한국의 위스키 증류소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와 쓰리소사이어티 증류소다. 두 곳 다 신생 증류소지만 위스키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신제품 출시마다 빠른 시간 내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제한된 위스키 원액으로 인해 많은 양을 생산하지는 못하지만 소비자들이 한국 고급 증류주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 쓰리소사이어티 증류소는 ‘기원’을 주요 제품으로 오크통부터 재료 사용까지 한국, 지역적인 특징과 결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 국가의 싱글몰트 바에도 입점해 있을 정도로 나름의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는 유럽으로 수출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원’과 ‘김창수 위스키’ 모두 고급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며 대중적인 제품도 생산할 것으로 보여 이 두 곳의 성패에 따라 앞으로 K-위스키에 새로운 바람이 불지도 모르겠다.


<쓰리소사이어티 대표 제품 '기원(KI•ONE)' 위스키>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TF'를 꾸린 대한민국 정부

 

지난해 말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주류 업계 등이 참여하는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TF’를 꾸렸다. 주요 쟁점은 주류 면허와 유통, 주세 신고 절차 등 주류 산업 전반의 개선점을 논의하는 TF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역시나 서민물가와 깊은 관련이 있는 주류 외식 물가 때문이지만 내부에 전과는 다른 묘한 분위기가 공유되고 있다. 바로 ‘희석식 소주 중심의 한국의 주류 시장이 해외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인식’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최고 수출액을 새로 쓴 ‘K-푸드’ 열풍 속에도 유독 국산 주류의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이를 고급화를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인 다이닝이나 국내 미슐랭 레스토랑의 주류 리스트를 살펴봐도 대부분 와인 같은 수입 주류와 페어링을 이룬다.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일부 전통주를 페어링하기도 하지만 셰프와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보면 아무래도 음식 품질 대비 주류 품질이 아쉬워 어쩔 수 없이 수입 주류를 쓴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희석식 소주는 높은 알코올 도수로 증류 후 감미료를 첨가하는데 위스키에 비해 높은 도수에서 증류하며 곡물 풍미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최대한 순수한 알코올과 비슷하게 만든 뒤 물과 감미료를 섞어서 만든다. 그러다 보니 재료 자체도 좋은 원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최대한 값싼 재료를 사용한다. 그야말로 부담 없는 가격에 한잔하기는 좋지만 품질 자체는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하는데 이번 TF를 통해 K-위스키, K-와인, 증류식 소주 등 다양한 고품질의 술이 탄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국의 식문화, 음식, 콘텐츠 산업 전반과도 큰 시너지가 나길 희망한다. 그동안 긴 글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24년 ‘글로컬 주(酒) 스토리’를 마친다.



정한호 | 콜라블(Collabl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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