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주(酒) 스토리] 5편. 스카치위스키, 맛을 넘어 거대한 경제효과까지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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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24년 콜라블의 정한호 대표가 강원일보에 기고한 '글로컬(Global+Local) 주(酒) 스토리'의 연재 시리즈입니다.


🍻 글로컬 주(酒) 스토리

1편. 주류 문화 발전과 지역 경제의 상관관계 (24.4.19)

2편. 알기 쉽게 이해하는 위스키 분류법 (24.5.10)

3편. 혹시 지금 위스키 '원샷'하고 있나요? (24.5.31)

4편. 십자군 전쟁이 만들어낸 위스키, 코냑의 탄생기 (24.6.28)

5편. 스카치위스키, 맛을 넘어 거대한 경제효과까지 (24.7.19)

6편. 맥주는 어쩌다 독일을 대표하는 술이 됐을까? (24.9.6)

7편. IPA? 필스너?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맥주의 종류 (24.9.27)

8편. 미국 독립전쟁의 전리품, 버번 위스키 (24.11.01)

9편. 금주법 시대, 술과 인간의 욕망 사이 (24.11.22)

10편. 주류 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급술 육성의 필요성 (24.12.20)




5편. 스카치위스키, 맛을 넘어 거대한 경제효과까지

세상엔 참 많은 위스키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카치위스키를 최고로 여기는 이가 많다. 스카치위스키의 인기는 경제적인 효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스카치위스키협회(Scotch Whisky Association)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국 전역에 66,000개의 일자리를, 스코틀랜드 내에서만 39,000개의 직접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생산, 판매, 마케팅과 같은 다른 활동을 포함한 숫자로 스코틀랜드 경제에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영국 내에서만 소비되던 위스키가 전 세계로 수출되며 만들어 낸 놀라운 결과다. 위스키 산업은 스코틀랜드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상당한데 이는 증류소 대부분이 농촌이나 외곽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도시로의 과도한 집중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인데, 적어도 스코틀랜드에서 이러한 우려는 한시름 덜어도 될 듯하다. 위스키 산업은 전후방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데 이는 지역 내에서 생산한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제품을 생산하여 물류와 판매 및 서비스업으로 확장되고 증류소 투어를 중심으로 지역 관광까지 연계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일자리 증가와 경제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스코틀랜드 수도인 에든버러(Edinburgh)의 고즈넉한 풍경.>

 

◾ 스카치위스키를 대표하는 지역

 

현재 스코틀랜드엔 약 150여 개의 증류소가 운영되고 있고 세계적인 위스키 붐에 힘입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증류소가 위치한 곳은 스페이사이드(Speyside)로 약 60여 개의 증류소가 있다. 스페이사이드는 위스키의 심장과 같은 지역으로 글렌피딕(Glenfiddich), 발베니(Balvenie), 맥캘란(Macallan), 글렌파클라스(Glenfarclas)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증류소들이 위치해있다. 한국의 위스키 애호가들도 스페이사이드 더프타운(Dufftown)을 중심으로 증류소에 방문한 후기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더프타운 마을 인근에만 9개의 증류소가 있는데 인구 2,000명도 안 되는 시골 마을에 전 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춥고 비 내리는 이 북쪽 산악 마을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위스키의 힘이다. 스페이사이드를 둘러싸고 있는 또 다른 산지로는 하이랜드(Highland)가 있다.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지대가 높은 산악지형인데 위스키 증류소가 모두 이런 산속에 위치한 가장 큰 이유는 풍부한 물 때문이다. 위스키를 생산할 땐 정말 많은 물이 필요하다. 위스키 원액에 물을 희석하기도 하고 공정 과정에서 냉각수로도 활용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위스키 이름에 글렌(Glen, 옛 스코틀랜드 게일어로 계곡이란 뜻)이 사용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위스키의 출발점과도 같은 아일라(Islay) 섬이 있다.


<라프로익 10년 | Love it or Hate it, there’s no in between>

 

이 지역은 보리를 발아시켜 맥아(Malt)로 만드는 과정에 피트(Peat)라는 독특한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 풍미로 인해 아일라 섬만의 독특한 위스키가 탄생한다. 이 피트 향기는 호불호가 아주 강한데 처음 향을 맡는 경우 지독한 소독약 냄새와 똑같다며 몸서리치는 반응을 종볼 수 있다. 한국 음식 중에 가장 비슷한 예가 있다면 아마 삭힌 홍어일 것이다. 라프로익(Laphroaig), 라가불린(Lagavulin), 아드벡(Ardbeg), 보모어(Bowmore)가 대표적인 증류소로, 아일라 위스키는 흔히들 피트 위스키로 지칭하는데 어지간한 애호가가 아닌 이상 힘들어하는 편이다. 그나마 보모어가 가장 피트향이 덜한 관계로 보모어, 라가불린, 라프로익, 아드벡 순서로 강도를 높여보길 추천한다. 이 밖에도 로우랜드(Lowland), 캠벨타운(Campbeltown) 등의 지역이 있는데 앞서 언급한 대표 3개 지역만 알고 있어도 초보자다 위스키를 즐기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 세계적인 명성을 위한 스카치위스키의 노력

 

전 세계 곳곳에서 생각보다 위스키를 많이 만들고 있다. 그러나, 스카치는 세계가 위스키를 부르는 이름으로 통한다. 이처럼, 고급 주류 산업은 지역과 국가 브랜딩에도 큰 힘이 되는데 그렇다고 스카치라는 이름은 아무렇게나 쓸 수 없다. 다른 국가에서 아무리 스코틀랜드 제조법 그대로 위스키를 만든다고 해도 스카치위스키가 될 수는 없다. 지난 칼럼에 설명했던 것처럼 샴페인, 꼬냑과 같이 스카치위스키도 법규에 따라 그들의 상표권을 인정받는 것이다. 이렇게 한 산업이 국가, 지역을 대표하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개인의 노력으로만 성취하기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스카치위스키 업계를 향한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생산량이 늘어나며 타 지역의 보리를 사용하기도 하고 세월의 풍파와 함께 프랑스, 미국, 일본 등 다국적 기업으로 증류소가 넘어간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를 진정한 스카치위스키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래도 국가, 지역에 제공하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는 평가다.

 

<바다가 아름다운 아일라 보모어 증류소>

 

초록색 병으로 대표되는 희석식 소주는 21세기 한국을 상징하는 술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희석식 소주를 지금처럼 많이 마시게 된 건 기나긴 한반도의 역사에서 100년이 채 넘지 않았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집에서 술을 많이 빚어 마시곤 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개인적인 목적의 양조가 금지되며 그 전통과 노하우가 끊기고 말았다. 최근 들어서 개성 있는 막걸리, 전통주를 생산하는 양조장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엔 거리가 있다. 옆 나라 일본은 이미 사케를 넘어 품질 좋은 위스키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대만도 지속적인 품질 개선으로 카발란(Kavalan) 증류소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중국 본토로 넘어가면 와인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보르도의 유명 샤또를 비롯해 활발한 투자와 기술 제휴로 머지않아 와인 업계에 큰 변화를 이끌 것 같다. 이처럼, 가까운 이웃 국가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참 많은 생각이 든다. 와인, 위스키는 이미 세계인에게 익숙한 맛인 만큼 우리도 전통주에 새로운 양조법을 도입하여 혁신적인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적으로 모두 운영하기엔 어려움이 있기에, 각 지역 사회에서도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주류 산업의 육성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정한호 | 콜라블(Collabl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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