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모젤의 와이너리를 닮은 강릉시 교동 삼각형 마을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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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모젤의 와이너리를 닮은 강릉시 교동 삼각형 마을


글 | 정한호 대표

사진 | 이용근 PD


 평범한 어느 일요일 느지막이 일어나 집을 나섰다. 강릉엔 장칼국수 못지않게 유명한 음식으로 교동짬뽕이 있는데 오늘도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아무래도 한발 늦은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 모처럼 햇살도 좋고 해서 조금 걷기로 한다. 좁은 골목길이 많은 곳이라 자칫 차로 들어왔으면 한바탕 곤욕을 치렀을 것 같다. 늘 지나쳐만 가던 동네인데 주말의 공기와 햇볕이 제법 따스한 느낌을 준다.



 큰 골목 사이로 작은 골목들이 연결돼 있다. 사람 두 명이 지나다닐만한 골목에 나란히 붙어있는 집들을 보니, 문득 독일의 주요 와인 생산지인 ‘모젤(Mosel)’ 지역이 떠오른다. 강릉에서 와이너리를 떠올리다니 정말 지독한 직업병이다. 모젤 지역은 1/4 이상이 강을 굽어보는 가파른 경사면에 있는데, 지형적인 특성으로 기계 수확이 불가해 사람의 손길이 꼭 필요한 곳이다. 경사진 비탈길에는 포도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누군가는 그 포도밭을 매일 거닐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비록, 풍경은 다르지만, 연탄보일러 냄새와 빨래 내음이 솔솔 나는 이 골목도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라는 게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와이너리에 꽃이 가득한 봄철엔 향긋한 포도 내음이 주변 마을로 퍼지는데, 앞으론 바싹 말라가는 빨래 내음을 맡으면 이 동네가 떠오를 것 같다.



 한참 골목길을 걷다 어디쯤인가 지도를 보니 한 가지 재미난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그건 바로 마을의 지형을 닮은 삼각형. 마을 전체가 큰 대로변에 둘러싸여 삼각형 모양을 자아내는데 주변 지역보다 지대가 낮아서 그런지 어딘가 고립된 듯한 느낌도 있다. 북적이는 대로변의 맛집, 공방, 편집샵과 다르게 숨겨져 있는 듯한 이 마을은 어딘가 많은 사연을 담고 있을 것 같다. 오래된 가게들 사이로 종종 신축 건물과 여행자를 반기는 게스트하우스가 보인다. 낡은 가게들 사이로 젊은 커플이 캐리어를 들고나오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이 마을의 변화가 그려진다.



 사실 모젤 지역도 이제는 조금씩 그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렴한 와인을 생산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독일이 ‘리슬링(Riesling)’ 품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릴 때 그 그늘에 가려 뒤에서 조용히 박수를 쳐줬다고나 할까? 그 모습이 마치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맛집들의 화려함 뒤에 숨은 이 마을과 비슷하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져 있던 모젤 지역이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하는 것처럼, 이 마을의 숨겨진 매력도 언젠가 사람들이 알게 될 것 같다. 이 동네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세련된 음식점, 카페들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말이다.


 우연한 발걸음이 만나게 해준 이 마을의 분위기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새로움을 접목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와인 메이커들처럼 이곳에도 조만간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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